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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행성(해외)/2015-동북3성

[2016년 1월] 동북 3성-떠나기 전에


 

01. 프롤로그 & 톈진(天津) - 1월18일(일)

  [프롤로그]

동북 3성에 가볼 엄두를 내게 된 것은 순전히 고속철 때문이다. 2013년 1월에 산둥성과 허난성을 여행하면서 고속철의 위력을 느꼈다. 땅덩어리가 커서 이동거리가 긴데 사람들이 많아서 이동 자체가 중국여행의 고통이자 재미였다. 그리고 표를 구하기 위한 아수라장... 그것이 지난 몇 번의 중국 여행에서 나의 경험이었다. 하지만 칭다오에서 지난까지, 그리고 뤄양에서 정저우까지 이용한 고속철은 ‘중국 여행 아주 편하게 되었다’라는 느낌을 줬다. 그리고 많은 사람이 이용하지만 물가 수준이나 워낙 기차가 많아서 자리도 널널했다.




 


산둥성, 허난성 여행기

그러던 차에 다롄에서 하얼빈까지 고속철이 완공되었다는 소식을 들었다. 톈진(천진)->산하이관(산해관)->선양(심양)->창춘(장춘)->하얼빈이 모두 고속철로 연결이 되며 각 도시 간 이동시간이 2시간 남짓이다. 톈진과 하얼빈은 모두 아시아나가 취항하고 있다. 마일리지 항공권을 검색해 보니 자리도 있고, 비수기라 왕복 3만마일이 면 다녀올 수 있다. 도시간 거리가 400km 남짓이니 중국에서 버스를 이용하면 하루 꼬박 이동하는 데 시간을 들여야 하기 때문에 엄두가 나지 않았는데 고속철로는 가볍게 이동이 가능하다. 그래 가자! 2014년 1월 출발로 일단 항공권부터 마일리지를 이용하여 예약을 했다. 아! 그런데 1월에 학교 수학여행 답사팀으로 유럽을 가게 되었다. 그래서 다시 2015년 1월에 재도전.

 

(자료출처 : 위키피디아)





 

일단 항공권 예약을 하는데 톈진으로 들어가는 것은 좌석이 되는데, 하얼빈에서 나오는 것은 자리가 없어서 일단 창춘에서 나오는 것으로 인터넷에서 예약을 한 후 아시아나에 전화를 걸어 하얼빈에서 나오는 것을 대기자로 예약하니, 몇 시간 후에 바로 대기가 풀린다. 일단 항공권은 해결(15,000 마일 + 공항세 및 유류할증료 78,000원). 비자는 언제나처럼 하나투어 OKVISA를 통해서 인터넷으로 3박 4일 신청. 택배비 포함 78,000원.

 

  

 

산둥성, 허난성 여행에서는 주로 유스호스텔을 이용했는데, 찾아가는 데 허비하는 시간이 만만치 않았으며, 어디로 갈까 고민도 많이 했고, 무엇보다 이제 내 나이가 유스호스텔에는 어울리지 않는 것 같았다. 그리고 유스호스텔도 독방은 150위안 내외여서 일반 호텔이랑 가격 차도 별로 나지 않았다. 장점은 영어가 잘 통한다는 것 한 가지 정도. 어차피 일정을 톈진 1박, 산하이관 1박, 선양 2박, 창춘 1박, 하얼빈 2박으로 정한 터이고 여정이 변경될 것 같지는 않았다. 이 때 인터넷을 검색하다가 눈에 들어온 것이 체인 호텔인 7days Inn이었다. 중국에 있는 어니홍에게 부탁해서 회원가입까지 했는데, 중국어로 된 예약 사이트에서 예약을 하려니 그렇게 쉽지가 않다. 아고다에 가서보니 7days Inn 자체 사이트와 가격 차이도 그렇게 나지 않는다. 그래서 7박 모두를 아고다에서 예약한다.




 


 

인터넷으로 예약을 하면, 숙박 3일 전에 카드대금이 결제되는 방식이다. 텐진, 선양, 창춘, 하얼빈 숙박 예약은 쉬웠으나 산하이관 예약이 만만치 않았다. 일단 내가 구입한 중국100배 즐기기에는 산하이관의 정보가 없었다. 인터넷에 검색을 하니 몇몇 여행기가 보이는 데 여행지 위주로 안내를 하고 있고, 숙박에 관한 정보는 찾아보기 힘들었다. 도무지 도시의 규모가 어느 정도인지 잘 감이 잡히지 않는다. 구글 지도에서 위성으로 내려 봐도 감이 잘 오지 않았다. 더군다나 산하이관은 허베이(河北)성 친황다오(진황도)시에 속해 있었다. 그러면 친황다오역에서 내려야 하나? 아니면 산하이관역에서 내려애 하나? 더 헷갈리게 하는 것은 아고다에서 검색되는 산하이관의 숙소 중에는 외국인이 묵을 수 었는 곳이 하나도 없고 모두 내국인 전용이었다. 친황다오에도 대부분 내국인 전용 호텔이 많았다. 검색에 검색을 거듭한 끝에 친황다오역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저가형 체인 호텔을 아고다에서 예약했다.

 

가이드북은 중국100배 즐기기(2014~2015)를 다시 구입했다. 저번 책자에서는 고속철에 대한 언급이 전혀 없어서 고전했는데, 이번에는 고속철 안내도 있고, 무엇보다 어느 역에서 타야하는 지에 대해 써 놓았다. 중앙, 동, 서, 남, 북 어느 역에 고속철이 많이 지나가는 지 잘 알고 있어야 한다. 정저우에서 엉뚱한 역으로 가는 바람에 지난 여행에서는 베이징에서 무려 이틀이나 더 묵어야 했다. 이런 실수 하나 줄일 수 있으면 가이드북 가격의 본전은 충분히 뽑는다.

일요일 출발해서 일요일에 돌아오는 것이고, 마지막 여행지인 하얼빈에는 2박 3일이나 지내는 기 때문에 돌아다니면서 인터넷에서 검색하거나 지도를 볼 일은 별로 없을 것 같아서 월요일 오전 9시에서 토요일 오전 9시까지 kt 3G 데이터 무제한 로밍을 신청한다. 하루 1만원, 부가세 1천원. 인터넷비용 55,000원. 거의 모든 호텔의 숙소에는 와이파이가 된다. 하지만 길을 잃었다고 생각될 때, 바이두 지도앱을 이용하면 무지하게 유용하다. 사실 이번 여행에서는 택시 탈 때 많이 이용했다. 목적지를 지도에서 찾아 확대해서 보여주면, 택시 운전사는 정확하게 그곳에 데려다 줬다. 정말 스마트폰은 농아들에게는 ‘신의 선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톈진은 베이징, 상하이, 충칭과 더불어 중국에 있는 4개의 직할시 중 하나이다. 나머지 세 곳은 모두 인구가 2천만 명이 넘는데, 톈진만 인구가 1천만 명이다. 톈진조약으로 기억되는 그곳. 비행기가 가니까 목적지로 정했다. 실상 발권을 한 후에 보니 고속철로 베이징과 30분이면 연결되기 때문에 구지 항공편이 불편하고 가격도 비싼 톈진으로 갈 필요가 없다고 되어 있다. 마일리지로 가니까 간다.

 

지도출처(위키피디아), 타이완성 포함하여 전체 성은 23개다. 자치구 5곳, 특별행정구역 2곳, 직할시 4곳.

산하이관은 가이드북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역사학을 하는 사람에게는 굉장히 중요한 곳이다. 청나라 이전에 산하이관 중화의 동쪽 끝이었다. 그래서 만리장성도 서쪽의 가욕관에서 출발하여 산해관이 동쪽 끝이었다. 연행을 다녀오면서 기록을 남겼던 대부분의 조선시대 여행자들은 천하제일관 산해관을 통과하는 감흥에 대해 적었다. 인터넷을 검색해 보니 박지원의 여정을 따라서 중국 여행을 하는 사람들이 꽤 많았다. 떠나기 전에 [압록강에서 열하까지](이보근)를 읽어보았다. 주마간산을 추구하는 나와는 상당히 다르지만 뭘 느껴야 할 지에 대해서는 감이 잡혔다.

  

선양은 병자호란 때문에 관심이 가게 된 곳이다. 인조반정, 1636년 병자호란, 남한산성, 삼학사, 소현세자, 봉림대군, 삼전도... 병자호란과 관련된 인명과 지명을 10개 이상 이야기 할 수 있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소현세자가 베이징으로 끌려간 줄 알았는데 당시 후금의 수도였던 선양으로 갔다는 사실을 [병자호란](한명기)을 통해 알게 되었다. 꼭 추울 때 선양에 한 번 가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압록강에서 열하까지]에는 소현세자가 묵었을 것으로 짐작되는 지점까지 알려주고 있다.

창춘은 선양에서 하얼빈까지 거리가 조금 멀기 때문에 중간에 넣었다. 지린(吉林)성의 성도다. 원래는 지린이 옛 성도였으나 일제가 만주국 수도를 창춘으로 삼음으로써 동북3성의 중심지로 성장한 곳이다. 창춘 자체보다는 기차로 50분 거리인 지린의 쏭화 강변의 무송에 관심이 있었다. 창춘에 숙소를 정하고 다녀오면 될 것 같았다.

하얼빈은 안중근 의사가 이토히로부미를 저격한 곳으로 유명하지만, 단연코 추위가 최고의 상품인 여행지이다. 빙설제와 빙등제로 유명한 곳인데 2002년 구이린 여행을 갔을 때 만났던 하얼빈 유학생이 풀어 놓은 설 때문에 항상 한 번 가보고 싶었던 곳이다. 떠나기 며칠 전 홈쇼핑을 보다가 태어나서 처음으로 라쿤파카 구입. 영하 30도야 덤벼라!

이런 사전 지식과 설레임을 가지고 중국으로 출발. 환율은 1위엔이 약 18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