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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행성(해외)/2014-큐슈 APU

리츠메이칸 APU 2014년 4월 3~5일(목~토)





리츠메이칸 아시아 태평양 대학(APU) 초청으로 전국의 11분의 선생님들과 함께 APU 방문.
느낌은 '만약 젊은 시절로 돌아간다면 여기와서 공부하겠다'이다. 빛나와 바다가 여기 간다면 보내겠다.
여러 대학을 방문하면서 공부하고 싶다. 혹은 자식을 보낼만 하다(경제적인 상황까지 고려)라고 생각들었던 곳은 포항공대와 APU이다.
물론 뉴욕시 한복판에 자리잡은 콜롬비아 대학도 참 마음에 들었는데, 거긴 다른 세상인 것 같고....(너무 비쌈)

넓은 세상에서 다문화를 맛보면서 진취적으로 살아보고 싶은 젊은이들에게 좋은 선택이 될 것 같다.
남의 눈 의식하고, 대학 랭킹 따지고, 뭐 그런다면 별로 할 말이 없다.
그런 기준에서는 벗어난 곳인 것 같다.
학생들이 순수하고 행복해보였고, 교직원들에게는 열정이 느껴졌다.

디에고 tr.



리츠메이칸 APU 한국사무소

APU 홈페이지(English)
APU 입학처(English)


 2014 4 3(), 흐리고 비


03:30,
기상
04:30,
국제진학실장인 정기원 쌤과 원주역 출발, 청량리행 무궁화호 승차. 1호차 그 넓은 객실에 손님은 10명 미만. 부전역에서 출발하여 청량리까지 가는 기차이다. 밤에 움직이는 사람들은 이 기차가 없으면 승용차로 움직여야 한다. 승용차가 없으면? 움직일 수가 없다. 세금을 조금씩만 내면 10년에 한 번 이런 기차 이용해도 세금 내는 것 이상을 뽑는다. 효율이라는 것도 길게 보면 비효율일 수도 있다.


05:38, 청량리역 도착

06:00, APU 한국사무소 선생님이 상계동에서 타고 오는 택시에 접선.
07:10,
인천공항 도착. 와 뭔 사람들이 이렇게 많냐? 보딩패스 받는데 30, 출국장 통과하는데 30... 공항세 받으면 직원들을 좀 더 늘려서 승객들을 편하게 해줘야 하는 것 아닌가? 특정 시간대에 사람들이 많이 몰린 것인가? 아니면 인천 공항도 포화상태인 것인가? 아쉽게도 PP카드 사용할 시간이 20분 남짓이다.
08:40,
비행기 탑승
09:10,
비행기 출발, 이륙하는데 또 30분을 움직인다. 날아가는 시간은 1시간 남짓이라 기내식도 샌드위치로 나오는데...
10:30,
후쿠오카 공항 도착. 비행기가 만석이었지만 이민국에 직원이 많아서 그럭저럭 기다리지 않고 입국한다. 배로 들어오면 세월아 네월아 정말 오래걸리는데... 그러고보니 후쿠오카 공항은 무려 22년만이다. 그 이후에 큐슈를 세 번이나 더 왔는데 모두 배로 왔다. 예전엔 굉장히 시골스러운 분위기였던 같은데... 거의 시가지와 바짝 붙어 있다. 버스에서 전국에서 오신 선생님들과 만난다. 대구 2, 창원 2, 김천 2명 이렇게 여섯 분은 김해공항 이용, 제주 2, 인천 2, 강원 2명 이렇게 6명은 인천공항 이용.

버스가 출발하자마자 박혜선 선생님이 돌아가셨다는 문자가 도착한다. ! 역시 전화를 통해서 기쁜 소식 전해지는 일은 드물구나! 페이스북을 통하여 추모의 물결을 느낀다. 정말 힘들어 하는 학생들을 모두 받아주신 분이었다.


12:05, 야마다 휴게소 정차. 에코휴게소를 지향하는 곳으로 휴게소 주변 산지와 지붕이 온통 태양열 집광판으로 덮혀 있다. 화장실에 물 내리는 변기 위에 손씻는 곳이 함께 있어 물도 아끼도록 되어 있다.

13:10, 유후인 도착. 지난 여름에 와서 묵었던 료칸을 지나 5분 정도 더 올라가니 화산이 보이는 곳에 화식을 전문으로 하는 식당이 있다. 점심 식사하면서 아사히 생맥주를 한 잔씩 곁들인다. 빗방울이 꽤 굵어졌다.

14:00, 유후인 관광 시작하려고 하니 비가 억수같이 쏟아진다. 우산 하나씩 받아들고 버스밖으로 나섰으나 돌아다니기 힘들 정도로 비가 퍼붓는다. 그 바람에 우산가게와 커피숍만 대목인 듯.... 정쌤과 그냥 커피숍에 들어가 커피 한 잔 마신다. 옆자리도 한국분들....


2013 여름 유후인 료칸 가족 여행기


15:00,
유후인 출발. 유후인에서 벳부로 넘어가는 고속도로는 산위를 완전히 통과한다. 그리고 톨게이트를 통과하고 나면 벳부가 훤히 내려다보이는 길을 지그재그로 내려간다. 정말 장관일 것 같다. 날씨가 좋으면.... APU는 고속도로 톨게이트 바로 아래 자리잡고 있다. 하지만 일단 호텔로 향한다.


15:45, 호텔 체크인, 1시간 후에 출발 예정. 잠시 눈을 붙이고 죽은 듯이 잔다.
17:00,
숙소 출발. 그 틈에 밖에 나가서 시내를 한 바퀴 둘러보고 오신 분들도 있는 것 같다.
17:20, APU
도착. 비안개에 학교가 완전히 휩싸여 있다. 잠시 책자를 보면서 대기.


18:00, 우리만 온 것이 아니라 베트남의 교장 선생님 다섯 분도 학교를 방문 중이다. 그래서 환영파티를 함께 한다. 항상 중국이나 한국학생들이 입학 숫자가 가장 많았는데, 올해 처음으로 베트남 학생 입학생 수가 1위를 기록했단다. 일본 학생과 베트남 학생들로 구성된 일본 민속 무용 공연에 이어서 한국, 노르웨이, 일본, 인도네시아 학생들로 구성된 합창단의 공연도 이어진다. 정말 인터네셔널 하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두 명의 통역자가 영어, 일본어, 한국어, 베트남어로 사회도 보면서 통역도 하는데 행사가 그냥 물 흐르듯이 진행된다. 학생들은 영어로 대부분 이야기를 하고 입학처 직원들도 대부분 영어로 의사 소통이 가능하다. 서양인은 노르웨이 학생 1명인데....


20:00, 행사 종료. APU 출발

20:30, 숙소 도착
21:00,
피곤하지만 온천을 마다하고 라면 먹으러 나간다. 라면에 생맥주를 먹기 위해 저녁을 조금만 먹었다. 길건너 편에 선술집들이 많다. 대륙라멘 가게에 들어가 돼지고기를 듬뿍 얹은 라면에 맥주를 주문. ! 생맥주가 아니라 기린 병맥주다. 앞자리에 혼자 라면 먹는 서양인이 있지만 너무 피곤해서 라멘에 그냥 맥주를 확 마시고 숙소로 돌아온다.

21:40, 이만 겨우 닦고 취침.

 

2014 4 4(), 흐리고 비

06:20,
거의 8시간 동안 한 번도 깨지 않고 내쳐 잤다. 개운하다. 잽싸게 대욕탕 가서 목욕하고 아침 식사 전에 주변 공원들을 둘러본다. 비바람이 쎄서 멀리 돌아다니지는 못한다. 요트가 아래로도 길쭉하다는 것을 처음 알았다.

09:00, 오래간만에 넥타이 매어본다. 그런데 분명히 어제는 맸는데, 오늘은 못매겠다. 할 수 없이 정기원쌤에게 부탁한다. ! 치매 심각하다.



09:20, APU 도착
10:00,
이마무라 부학장 환영사. 부학장님의 환영사를 통해 APU의 설립 목적이나 철학을 알게된다. 다문화 커뮤니티 유지를 위해서 한국학생 유치를 가장 중요시 했고, 대학이 개교하기 이전에 한국 사무소를 개설했단다. 그리고 300번 이상 한국을 방문하여 학생들을 모으러 다녔다고... 한국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좀 더 줄 수 없냐는 질문이 나왔다.
"
한국은 OECD 국가이기 때문에, 그렇게 기회를 많이 줄 수는 없습니다." 80개국이 넘는 곳에서 온 학생들을 유치하기가 쉽지는 않은 것 같다. 한국 대학과 일본 대학의 많은 국제학부가 APU를 모델로 하고 있지만, APU만큼 다문화적인 환경을 갖춘 곳은 없다고 한다. 한일 관계가 서먹하여 아베를 거론하는 것이 좀 그렇지만, 아베 수상도 다녀갔다고....
리츠메이칸 대학의 이사 겸 APU 부학장이라는데 뭔가 진실성과 교육적 철학이 느껴지는 분이다. 우리나라 대학의 관료주의 냄새가 나지 않는다. G2 중국, G3 일본 그리고 아시아에서 계속 발전하고 있는 국가들... 적어도 100년간은 이들이 주도하는 세상이 펼쳐질 것이라는데, 공감이 간다.

국가, 지역별 학생

그 다음은 곤도 입학처장님의 간단한 학교 소개에 이어서 한국 학생들이 나와서 왜 APU를 선택하게 되었고, 만족도는 어느 정도이며, 학비 및 생활비 등 안내 및 질의응답의 시간이 어어진다. 공통된 의견은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학교. 공부에만 매진하기 보다는 문제 해결 능력을 키워서 사회에 직장인으로써 공헌할 수 있는 인간, 다문화적인 생활에 관심이 있는 학생 등이다.

학비 장학금

참가한 선생님들의 질문은 경제적인 것(공식적으로는 학비+기숙사비+생활비해서 약 2~2 5백만원 정도), 일본 내에서의 대학 랭킹 등에 집중되지만 경제적인 것은 조금만 노력하면 장학금이나 아르바이트로 해결할 수 있고(이렇게 나와서 설명하는 것도 알바), 일본인 학생들도 랭킹에는 별로 연연하지 않는 학생들이 모인다고 한다. 정말 학생들이 순박하고 좋아하는 것을 하고 있다는 밝은 모습이 많이 보인다. 캐나다에서 중고등학교 6년을 보낸 학생, 대안학교를 한국에서 다닌 학생, 외고를 나온 학생, 일반고를 졸업한 학생 등 다양한 학생들이 나와서 궁금증을 풀어주었다.


12:10, 학교에서 준 750엔짜리 쿠폰을 가지고 학교 식당으로.... ! 맛있는 것이 너무 많다. 밖에서는 최하 600엔 하는 라멘이 여기서는 250엔이다. 그런데 이것저것 고르다보니 나는 무려 900엔 어치나 골랐다. 좀 둘러보고 나서 주문하는건데... 점심 먹을 때도 학생들이 중간 중간에 앉아서 계속 궁금한 것들에 대해서 답해 준다. 대부분 일본 회사에 취직하고, 한국에 정착하고 싶은 경우는 한국지사를 둔 일본 회사에 취직한다고 한다. 안내를 해주러 나온 4학년 학생 2명은 벌써 취직이 된 상태이다. 외고 나온 친구 말이 대부분의 한국에 있는 동창들은 고시공부를 한다고... 방학 때는 동남아 각국에서 온 친구들을 만나러 다니면 시간이 금방 간단다.


12:40, 도서관으로 이동하여 곤도 처장님의 이야기를 듣는다. 도서관은 2층으로 구성되어 있고, 1층은 소통을 위해서 떠드는 곳으로 짜여져 있다. 그래서 이름도 팡게아. 세미날룸은 벽이 모두 보드로 되어 있어서 보드마카로 쓸 수가 있다. 아시아 각국의 신문과 주간지, 월간지 등 잡지들이 비치되어 있고, 학생 증명서도 자동화되어 발급받을 수 있다. 노트북도 빌려주고... 2층은 조용히 책 읽거나 공부하는 곳. 화장실 입구에 문이 없는 것이 특징이다. 그래도 냄새가 나지 않는다.


다음은 언어 센터로 이동. 영어, 일어를 비롯하여 각국의 언어를 품앗이로 배우는 곳이다. 우리나라 국제학부들이 그렇게 각광받지 못하는 이유는 모든 것을 영어로 해결하려고 하기 때문인 것 같다. 그들이 졸업해도 한국학생들보다 한국기업에서 경쟁력을 갖기 어렵다. APU에서는 영어와 일어는 기본이고 거기에 모국어와 친구들의 언어까지...


어제 입학식을 하고 정식 학기가 시작하기 전까지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선배들을 통한 질의응답이 한창이다. Ask me라는 프로그램. 일본학생들인데도 한국말로 인사도 잘한다.


다음은 취업준비실로 이동. 곤도 처장이 취업 시스템에 대해 여러 가지를 설명해 준다. 정말 많은 직원이 일하고 있다. 일본에는 취업 카운슬러 자격증이 있는데 이 자격증을 가지신 분들을 정점으로 사무실이 운영된다. 기업에서 학생들을 면접하기 위해서 찾아오기도 한단다. 아무튼 학생들의 문제해결 능력과 언어 능력이 인정을 받아서인지 졸업생의 95%가 당해연도 취업(일본에서 이것이 중요하다고). 취업할 때는 학점보다는 여러 활동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것 같다는 것이 한국유학생의 말. 그리고 군대 다녀온 한국 남자들의 선호도가 높단다. 정말 대학이 학생들의 취업을 위해서 힘쓰고 있다는 것이 느껴진다. 한국의 대학은 취업률 높이려고 취업 안되는 학과를 없애는 판인데...


14:20, 조금 떨어진 AP 하우스(기숙사)로 이동. 모든 1학년은 기숙사 생활을 해야하며, 그 이후는 층장으로 활동하면 기숙사 생활 가능. 기숙사비는 한 달에 4만엔( 40만원). 싱글 또는 2인실(중간에 문으로 분리) 가격은 같다. 2학년부터는 벳부 시내에 가서 살아야 하는데 역시 4만엔이면 렌트가 가능하다고.... 싱글은 화장실이 있고, 2인실은 화장실이 없어 조금 더 넓다. 욕실과 부엌은 모두 공동사용. 알콜은 방에서만 가능.

우와 바람이 무지하게 분다. 놀라운 것은 입학처 직원 두 명이 우산을 들고 따라다니면서 비가 오면 우산을 주고, 비가 오지 않으면 자신들이 나눠서 들고 계속 보관한다. 내가 손님을 맞이할 때 이렇게 한 적이 있나 반성해 본다. 정말 APU 직원들의 손님 맞이 정신은 부학장, 처장, 일반 직원 등 직위고하를 막론하고 몸에 밴 것 같다. 더군다나 알바로 우리를 안내하고 응대하고 질문에 답해주는 알바 학생들에서까지 진정성이 느껴진다. 썰렁썰렁이 없다. 개교 당시 기부자 명단에 한국인 이름도 많이 보인다.


 

15:15, APU 출발
15:30,
벳부의 유일한 볼거리라 할 수 있는 지코쿠 도착. 유황천 구경 및 족욕. 그리고 삶은 달걀 먹기.
16:30,
숙소 도착. 옷을 갈아 입은 후 근처에 있는 유메타운(쇼핑센터)에 가서 작년에 일본에 왔을 때 시간이 없어서 구입하지 못했던 가방구입. 벳부역까지 걸어가면서 여기저기 기웃기웃. 시골이라 그런지 역사를 위로 올려서 쇼핑센터를 짓지 않음.

 

19:00, 숙소 건너편에 있는 로바타진에 가서 저녁 식사 및 환송 파티. 일본은 2시간 동안 시간을 정해 놓으면 안주는 알아서 나오고 술을 시키는 시스템이다. 그러다가 주먹밥이 나오면 끝을 알리는 신호. 국물있는 안주가 나오지 않아서 조금 거시기 하지만 다양한 종류의 안주를 먹을 수 있어서 좋다. 한국처럼 죽을 것 같지 먹는 것도 아니고 사람 수에 맞게 나온다. 한국의 한정식집처럼...
일본 소설을 읽으면 사무라이들이 모여서 밥을 먹거나 회합을 가지다가 방이 좁아서 칼을 뽑지 못해 상대편의 칼을 맞는 딱 그런 사이즈의 방이다. 밖에서는 마츠리를 알리는 하나비 소리가 꽝꽝 울려퍼지지만 창을 열어도 보이지는 않는다.

21:00, 파티 끝. ! 피곤하고 배부르다. 그냥 숙소로 돌아온다.
22:30,
몸은 피곤한데 잠은 오지 않아서 대욕탕에 가서 목욕.


2014
4 5(), 흐림

05:50, 기상
06:00,
대욕장 문여는 시간에 가서 다시 한 번 입욕
06:30,
아침 식사
07:00,
숙소 출발(벼스)
09:00,
후쿠오카 공항 도착
11:50,
후쿠오카 공항 출발(아시아나)
13:00,
인천공항 도착
14:30,
서울역 도착(공항철도)
15:10,
청량리역 도착(지하철)
16:13,
청량리역 출발(무궁화호)
17:18,
원주역 도착
18:00,
집도착(택시)
벳부에서 집까지 들어오는데 11시간 걸렸다.
버스->비행기->공항철도->지하철->무궁화호->택시. 배만 빠졌다.
집에 도착해서 월요일 출근할 때까지 여독에 빠져 꿈속을 헤맴.

By 디에고 tr.

P.S.
그래도 한국에서는 남의 눈을 의식하고, 랭킹으로 객관화를 시도하고 있기 때문에, 일단 리츠메이칸 대학에 대해서 위키백과에서 찾아봤다. 판단은 스스로... 아무튼 이곳의 국제관계학부는 아주 좋은 것 같다. 리츠메이칸 APU는 우리의 분교 개념은 아닌 듯 하다. 형과 동생이라고나 할까? 그런 느낌. 안내했던 유학생들 이야기로는 APU 도서관에 혹시 없는 책들은 신청하면, 바로 리츠메이칸 대학에서 가져다 주는 시스템도 있다고 한다. 리츠메이칸 APU 위키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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