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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그네쉼터/D2021

[2021-1215-수] 공인인증서 갱신

정미숙(이하 정여사)은 인터넷문맹에 가깝다.

더불어 상당한 또순이다.

홈쇼핑에서 주문한 옷과 신발들은 대부분 반품이다.

애들이 친척들에게 받은 돈은 모두 정여사 주머니속으로 사라진다.

 

나는 쇼핑홀릭에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쓴 돈이 내돈이지, 가지고 있는 돈은 내 돈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간혹 정여사에게 현금을 쏜다. 절대 빠져나오지 않는다.

 

아무튼, 매년 12월이 되면 공인인증서 갱신으로 정여사는 나에게 살랑거린다.

둘 다 12월에 공인인증서를 갱신하기 때문이다.

정여사는 공인인증서 발급과 타은행 발급서 등록을 무지 힘들어한다.

올해는 도와주면 10만원 주겠다고 말을 했다.

 

일단 오늘 낮에 먼저 나의 공인인증서를 갱신해 보았다.

그런데 은행은 은행 자체 인증서를 사용하면 훨씬 편하다는 것을 알게되었다.

그리고 증권사들은 위기감을 느끼는 지 작년과 다르게 공인인증서들을 무료로 제공해 주고 있었다.

타은행 발급서를 등록할 필요가 없어졌다.

 

저녁에 정여사 발급과정을 도와주기 시작했다.

일단 10만원 받고 시작하려고 했으나 저녁 먹고 어쩌다 보니 그냥 시작.

아이디, 비밀번호, 계좌번호, 계좌비밀번호 등 일단 개념이 없어서 열불나게 한다.

어찌 어찌 주거래은행 자체 인증서 발급 성공.

 

연습삼아 내게 10만원 송금하라고 했다.

송금했다고, 빨리 증권회사 인증서 갱신해달라고 한다.

나도 오늘 발급받은 인증서로 로그인하여 확인하니 5천원 입금되어 있다.

아! 당할 뻔 했다.

5분을 버텨 95,000원 다시 입금받고 증권회사 인증서 두 군데 갱신.

마지막 남은 은행 갱신하러 가니, 거긴 벌써 자체 인증서로 거래하고 있다.

또순이라지만, 진짜 허점이 많다.

 

5천원 입금에 진짜 많이 웃었다.

이런 사람과 살고 있다.

재미있다.

 

뭉그니

 

p.s 정여사에게 이야기를 듣고난 처형의 판단.

"너 제부랑 친해지려고 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