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간만에 집에서 쉬고 있다.
여행을 다녀오고 나서도 개학할 때까지 1주일의 시간이 남았다.
빛나와 바다는 유치원에 등원하고 있고, 빛나는 저녁에 피아노 학원까지 다니고 있다.
바다가 유치원 등원을 거부하여 오전에 집에서 데리고 놀다가(사실상 컴작업 하면서 옆에 다른 컴에 쥬니어 네이버 틀어 줌)
점심 먹고 연사러 나갔다. 문방구에서 강바다는 연보다는 터닝메카드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였다.
어제는 찬바람이 쌩쌩 불었는데, 오늘은 바람이 약해서 연날리기에 적당하지가 않다.
그래서 동네에 있는 원주온천 방문. 팟찌는 자주 가는가 본데 나는 처음 가본다.
식당하려고 땅을 파다가 온천이 쏫아서 업종을 바꾸었다고 한다.
아담한 규모에 평일이라 사람도 적어 좋다.
아빠가 세신하는 동안 강바다 온탕과 냉탕을 오가면서 잘 논다. 완전 목욕탕 체질이다.
바다와는 두 번째 함께 가 보는 목욕탕이다.
2년 전 제주도에서 함께 갔으나 그땐 너무 어려서 잘 적응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상당히 힘들었다.
그 이후론 항상 엄마와 함께 목욕탕을 다녔지만, 이제 유치원 형님반이 되어서 여탕 입장이 부담스럽다.
나는 아버지와 목욕탕에 가 본 기억이 없다. 아프시기도 했지만 그런 기억이 남아 있기도 전에 일찍 돌아가셨기 때문이다.
그래서 초등학교 들어가서도 몇 번 엄마와 함께 목욕탕에 간 것 같고, 여탕에서 퇴출당한 이후에는 혼자 목욕탕에 다녔던 것 같다.
당시에는 집에 샤워 시설이 없었기 때문에 1주일에 한 번, 혹은 2주일에 한 번 목욕탕에 가는 것이 일종의 가족행사였다.
그리고는 함께 짜장면 먹기... 그랬던 것 같다.
강바다 목욕탕 체질인 것 알았으니
이제 자주 함께 가야할 것 같다.
계란 두 개씩 먹고 목욕탕을 나왔다.
1969년 생일 때 사진이니까 딱 현재 바다 또래 일 때 사진이다.
강바다에게 이 사진 보여 주면서 누구냐고 물어보니, 강바다란다.
남자가 아들을 좋아하는 이유가 자기의 복제처럼 느껴지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강하게 든다.
소심하고 부끄러워 하고, 혼자 상상하기 좋아하는 것, 딱 지금의 나와 닮았다.
터닝메카드에 꽂힌 것은 좀 다르다. 당시에 나는 만화에 꽂혀 있었다.
초등학교 들어가기 전에 한글을 읽지 못했는데, 만화책은 봤다.
강바다도 한글을 읽지 못한다. 강빛나는 비슷한 나이 때에 벌써 글을 읽었는데...
차차 변하겠지. 나의 경우 머리와 신체 발달이 모두 10살 전후에 트인 것 같다.
초등학교 4~6학년 시절엔 약간 깐돌이 스타일이었다.
작지만 달리기를 반에서 가장 잘하고, 공부도 꽤 잘하는... 하지만 소심한 초딩.
그래서 바다에게 빨리 태권도나 합기도 등의 격투기 운동을 시키고 싶다.
소심함을 극복하는데 가장 좋은 방법인 것 같다.
그리고 현재 주체할 수 없는 에너지를 발산하는 방법이기도 하고...
어머니는 이런 방면에는 조금 무심하셨던 것 같다.
운동 진짜 좋아했는데, 체계적으로 배우지 못하고 그냥 무작정 이것저것 놀이로써 즐기다가 끝났다.
아무튼 경제적 자산은 물려줄 형편도 안되고, 별로 물려주고 싶은 마음도 없다.
건강한 몸과 자유로운 정신, 그리고 예술과 문학을 사랑하는 취향을 물려주고 싶다.
다만 원하는 것이 있다면 남에게 폐끼치지 말고, 언제나 도와주는 사람이 되라는 것.
내가 살고 싶은 삶은 방식이기도 하다. 오십이 넘어서도 여전히 추구하는...
뭉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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